
Part 1. 김리나
<속박된 해방>
60.9x40.5cm
캔버스에 인쇄
2026

저는 영화 ’트루먼 쇼’를 바탕으로, 자유와 해방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자 이 작품 ‘속박된 해방’을 제작하였습니다. 영화 속 트루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거대한 세트장 안에서 평생을 살아가며, 그의 일상은 24시간 동안 방송됩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살아온 세계가 조작된 공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탈출을 선택하지만, 저는 그 장면이 과연 완전한 해방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트루먼이 세트장을 벗어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지만, 관객은 여전히 그의 삶을 영화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는 끝까지 타인의 시선 속에 놓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저는 트루먼의 탈출이 자유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또 다른 속박 안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작품에 담고자 하였습니다.
작품에는 여러 대의 텔레비전을 쌓아 올린 형태를 사용하였습니다. 텔레비전은 트루먼의 삶이 계속해서 보여지고 소비되는 매체를 상징하며, 동시에 그가 완전히 현실 바깥으로 벗어나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화면 속에는 트루먼이 세트장 안에서 살아가던 장면과 탈출 이후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탈출 전과 후가 구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두 장면 모두 텔레비전 화면 안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차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물리적인 공간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해방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화면의 밝기와 분위기에 차이를 두어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하였습니다. 탈출 이전의 장면들은 비교적 어둡고 답답한 느낌으로 구성하여 통제된 삶과 속박된 현실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탈출을 암시하는 장면은 조금 더 밝게 표현하여, 영화 속 이야기 안에서는 분명 변화와 희망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장면들 또한 완전히 선명하고 밝게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트루먼의 탈출이 완전한 결말이 아니라, 또 다른 질문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저의 생각을 반영한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표현을 통해 감상자가 ‘진정한 해방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영화의 장면을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삶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와 사회적 시선 속에서 살아가며, 때로는 자유롭게 살아간다고 느끼면서도 보이지 않는 기준과 평가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 점에서 트루먼의 모습은 영화 속 한 인물의 이야기를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통해 보이는 자유와 진정한 해방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속박된 해방‘은 트루먼의 탈출을 단순한 자유의 완성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이후에도 남아 있는 시선과 구조 속의 속박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유란 단순히 어떤 공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통제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감상자가 작품을 보며 트루먼의 삶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 속 자유와 속박의 의미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