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1. 송지선
<시선>
60.9x40.5cm
캔버스에 인쇄
2026

저는 '시선'이라는 작품을 통해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그 시선들이 모여 결국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작품의 중심 소재로는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을 사용하였고, 검은색 배경 위에 여러 색의 백합 이미지를 배치하여 강렬하면서도 대비가 뚜렷한 화면을 구성하였습니다. 백합은 원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는 꽃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보다 현대 사회 속에서 그 의미가 어떻게 흔들리고 변형될 수 있는지를 함께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까이에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각각의 백합 조각들이 서로 다른 색과 형태를 가지고 있어 개별적인 모습이 더 강조되어 보입니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여러 조각이 하나로 모여 결국 하나의 큰 꽃의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통해 사람마다 생각과 가치관, 시선은 모두 다르지만, 그 다양한 시선들이 모여 하나의 사회와 공동체를 완성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즉, 서로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존재하더라도 결국은 하나의 큰 틀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를 작품에 담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화면 곳곳에 검은색 선을 더해 마치 화면이 깨진 듯한 느낌이 들도록 표현하였습니다. 이 표현은 단순한 시각적 장치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순결이나 순수함 같은 가치가 점점 무너지고 흔들리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갈등과 균열, 그리고 불안정함이 존재한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백합이라는 순수한 상징을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이 더 이상 완전한 형태로 유지되기 어려운 사회의 모습까지 함께 보여주고자 한 작품입니다.
표현 방법에서는 배경에 큰 분홍색 백합을 먼저 두고, 그 위에 작은 백합 사진들을 잘라 붙이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까이에 놓이는 이미지들끼리는 비슷한 계열의 색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조화롭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였습니다. 빨간색, 분홍색, 주황색처럼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색들을 사용한 이유는 비슷한 집단 안에서도 각자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초록색 사이에 하얀색을 배치하는 식의 대비를 통해, 사회 안에서 주변과는 조금 다르지만 함께 존재하는 구성원들의 모습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색의 배치와 대비를 통해 다양성과 조화가 동시에 드러나는 화면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저는 사회가 하나의 시선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시선과 생각들이 모여 형성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같은 대상도 모두 다르게 바라보지만, 그 차이가 모여 오히려 더 큰 전체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이 단순히 꽃을 재구성한 이미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선'은 하나의 대상을 향한 다양한 관점, 그리고 그 관점들이 모여 이루는 사회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 다름이 단절이나 분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깨진 듯한 표현을 통해 오늘날 사회가 가진 불안정함과 가치의 흔들림도 함께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가까이와 멀리, 부분과 전체를 모두 바라보며 각자의 시선과 사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