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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이태희

<FEAR>
50.8x50.8cm
캔버스에 인쇄
2026

저는 'FEAR'라는 작품을 통해 제 내면에 존재하는 두려움과,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제목인 ‘피어’는 영어로는 공포를 뜻하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지만, 한글 발음으로 보면 ‘희망이 피어오르다’라는 의미로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중의적인 의미를 활용하여,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결국 희망은 다시 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은 현재 저의 내면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그림입니다. 화면 속 큰 동굴의 입구는 제가 마주하고 있는 심리적인 공간이자, 현실과 불안의 경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굴 밖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과 무성한 숲이 이어져 있는데, 이것은 앞으로의 미래가 얼마나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지를 나타냅니다. 특히 길이 멀리까지 이어지는 구도로 표현되어 있어서, 앞으로 내가 가야 할 방향은 있지만 그 끝은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이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동굴 입구 앞에 크게 떠 있는 상어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물입니다. 저는 상어를 통해 제 안에 있는 두려움과 압박감, 그리고 쉽게 넘어서기 어려운 감정을 표현하였습니다. 상어는 현실에서는 물속에 있어야 하는 존재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비현실적으로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실제 형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아주 크게 다가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를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상어가 주인공을 바라보고 있는 구도는, 두려움이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긴장감을 보여 주는 동시에, 내가 그것을 피할 수 없이 마주하고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반면 화면 중앙에 서 있는 주인공은 밝은 노란색 우비를 입고 있습니다. 저는 이 노란색을 희망의 상징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전체적인 배경은 회색과 초록빛이 섞인 차분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 노란색 우비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색으로, 작품 속 중심 메시지를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주인공은 상어를 외면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며 서 있습니다. 이 모습은 제 자신이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럼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다짐을 상징합니다. 즉, 이 작품은 단순히 무서운 상황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멈추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 주고자 한 것입니다.

또한 주인공이 들고 있는 파란색 우산은 화면 속에서 작은 포인트가 되도록 표현하였습니다. 노란 우비와 대비되는 파란색은 차분함과 불안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우산이 완전한 보호막이라기보다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붙잡고 있는 작은 버팀목 같은 의미를 가지도록 그리고자 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듯한 분위기와 함께 놓인 우산은 현실의 무게와 감정을 더욱 서정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표현 재료로는 수채화 물감을 사용하였습니다. 수채화는 물이 번지는 특성 때문에 단단하고 선명한 느낌보다는 흐릿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물을 많이 머금은 붓 효과를 활용하여 전체 화면이 서정적이고 빈티지한 느낌이 나도록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동굴과 숲, 길의 경계가 완전히 또렷하기보다는 부드럽게 번지도록 하여, 현실과 내면의 감정이 서로 섞여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번짐 효과는 불확실한 미래와 흔들리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데에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저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려움은 힘들고 피하고 싶은 감정이지만, 그것을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자신의 의지와 희망을 더 분명하게 발견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피어'는 공포 자체를 강조하기 위한 작품이라기보다, 공포를 마주하는 순간에도 희망은 사라지지 않고 조금씩 피어오를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제 내면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수채화 작품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고, 동시에 그 안에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는 용기와 희망의 가능성을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떠올리면서,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희망이 피어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 <EWHA GIRLS' ART> OF EWHA GIRLS'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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