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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빈&이예원_26년 졸업

박가빈&이예원
<흐름에 머무르다>
나무 합판
144x88x60cm
2026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재학

하나의 흐름은 서로 다른 방향과 형태를 가진 작은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이 파빌리온은 반복되는 나무 부재들이 조금씩 각도와 길이를 달리하며 이어지고, 그 결과 하나의 유기적인 곡선이 완성된다. 독립된 형태를 가지고 있던 부재들이 서로 연결되는 순간 개별적인 경계는 흐려지며 하나의 연속적인 흐름으로 확장된다. 바다에 파도가 치는 듯한 형태는 정적인 목재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정지와 운동 사이의 긴장을 하나의 공간적 풍경으로 드러낸다.
형태를 공간으로 확장해 보면, 양 끝에 수평으로 펼쳐진 부분은 머무름의 자리가 되고, 중앙의 굽이치는 구조 아래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쉼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하나의 연속된 구조 안에서 높이와 형태의 차이는 서로 다른 휴식의 방식이 된다. 부재 사이로 스며든 빛은 시간에 따라 바닥에 다른 그림을 그리며, 고정된 구조물에 시간의 결을 더한다.
구조적 안정성과 형태의 균형을 함께 고려하여, 곡선이 형성되는 다리 부분은 땅에 닿는 지점을 향해 부재의 길이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갔다. 길이의 미세한 차이는 곡선이 꺾이거나 끊기지 않는 하나의 호흡이 되어 형태의 방향과 속도감을 조율한다. 흐름은 시작되는 지점에서 이어져 마침내 땅에 닿는 순간까지 끊김 없이 전달된다.
결국 하나의 완결된 형태보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관계를 맺으며 형태가 되어 가는 과정에 주목하였다. 각각의 부재는 서로에게 기대어 구조를 지탱하고, 그 사이의 간격은 비어 있음으로써 오히려 전체의 흐름을 드러내는 여백이자 빛의 통로가 된다. 비어 있음과 채워짐, 움직이는 듯한 형태와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서로의 경계를 허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도 사람은 잠시 머무를 수 있다. 움직임을 담아낸 구조이자, 그 움직임 속에 쉼을 만들어내는 공간. 흐르는 형태와 머무르는 행위가 한곳에서 만나는 순간, 사람들은 잠시나마 흐름에 머무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본 작품은 실제 파빌리온을 1/3 크기로 축소하여 제작한 모형이다.)

© <EWHA GIRLS' ART> OF EWHA GIRLS'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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