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희
<토끼와 거북이>
54.5x39.4x17cm
도화지, 폼보드, 하드보드지, 색연필, 수채화
2026

이솝 우화 중 토끼와 거북이를 참고한 작품이다. 작가 이솝은 기원전 6세기경 살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 사회의 풍자와 도덕적 교훈을 담은 이야기들을 많이 남겼다. 토끼와 거북이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하는 내용인데 토끼는 달리기 속도가 빨라서 거북이를 제치고 결승선을 향해서 달려간다. 그러나 토끼는 느린 거북이를 만만하게 보고는 잠시 잠에 들고 결국 거북이가 먼저 결승선에 도착한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토끼와 거북이는 다들 어릴 적 한 번 쯤은 읽어봤을 동화책인데 그런 동화책의 결말을 조금 색다른 시선으로 표현해보았다. 원작의 내용과는 다르게, 이 작품 속 토끼는 결승선에 이미 도착해있고 거북이는 다른 길을 향해서 걸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이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는 승리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만의 길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길이 있다는 말의 의미는 흔히 착각할 수도 있을 목적과 결과와는 다르다. 원래 교훈인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는 교훈보다는, 지금은 조금 방황하고 서투르더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내 자신조차도 아직 알 수 없는 미래라는 길이 있기에 그저 살아가다보면 어딘가에라도 도착할 것이니 너무 불안하고 걱정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알고보면 토끼와 거북이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또한 동화책을 참고한 만큼 아이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동화책의 취지에 맞게 팝업북처럼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이에 형태를 단단하고 견고함을 줄 수 있는 하드보드지와 폼보드를 이용했다. 흔한 동화책 내용에 흔한 그림은 감상자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에 주요 등장인물을 튀어나오게 만들어 흥미가 유발되도록 의도했다. 색연필로 토끼는 선명하고 진한 분홍색으로 거북이는 다양한 색 조합의 초록색 계열로 칠해서, 토끼는 토끼만의 색을 가지고 있고 거북이는 거북이만의 색을 가지고 있음을 표현하려 했다. 특히 거북이의 등껍질은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을 채워 넣어서, 자신만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지닌 채 살아가는 모습임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색 조합의 풀로 채워진 수채화 배경과 아기자기한 버섯, 통나무, 꽃을 통해서 동화책만의 몽글몽글한 느낌을 구현해내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