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하양
<겉>
54.5x39.4cm
종이에 마커
2026

팝아트의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화풍과 앤디 워홀의 작품 <마릴린 먼로>를 참고했다.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은 만화의 한 장면을 캔버스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화풍으로, 기존의 고급 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었다.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연작은 당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결국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미국의 배우 마릴린 먼로를 실크 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표현한 작품이다. 실크스크린 기법을 통해 1960년대 미국의 대량생산·소비사회와 대중매체가 스타를 상품화하는 방식을 드러냈다. 마릴린 먼로의 초상을 활용해 대중이 사랑한 스타의 화려한 모습과 그 이면의 비극을 조명한 것이다.
케이팝 아이돌을 소재로 삼아 1960년대 팝아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였다. 굵은 외곽선과 벤데이 도트, 말풍선 등을 활용하여 팝아트 특유의 시각적 특징을 표현했다. 또한 판화 기법 대신 동일한 인물을 네 개의 칸에 반복적으로 그려 넣음으로써 대량 생산되고 소비되는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했다. 같은 인물을 반복하여 그렸지만, 손으로 직접 그리는 과정에서 각 칸에는 미세한 차이가 생겼다. 이를 통해 같은 대중매체를 접하더라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물을 인식하고 해석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작품의 소재로 선택한 케이팝 아이돌은 작업 기간 중 그룹을 탈퇴하고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대중이 소비하는 스타의 이미지와 실제 개인 사이의 간극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화려한 이미지 뒤에는 각자의 가변적인 가치관과 삶이 존재하지만, 대중은 종종 하나의 이미지로만 인물을 소비한다. 이 작품은 현대 대중문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생산·소비되는 스타 이미지와 그 이면의 개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