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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주

<Und manchmal, an schönen Sommerabenden, kann man hören, wie sie vor dem Haus ihre Musik machen.>
39.4x54.5cm, 종이에 수채화, 색연필, 2026

이 작품은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참고하여 그렸다. ‘브레멘 음악대’는 나이가 들거나 죽기 전인 당나귀, 고양이,수탉, 사냥개가 모여 음악가가 되기 위해 브레멘을 향해 가는 이야기이다. 브레멘으로 향하는 길에 도둑들의 집에서 묵어가다 도둑을 만나게 된다. 이때 동물들은 도망치거나 절망하는 대신, 서로의 등 위에 올라타 거대한 괴물처럼 보이는 기지를 발휘한다. 거대한 형상에 놀란 도둑들은 도망치고, 동물들은 도둑들이 떠난 집에서 행복하게 살게 된다. 결국 동물들은 최종 목적지였던 브레멘에 도착하지도, 음악가가 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도둑들의 집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그 어떤 음악가보다 행복한 여생을 보내게 된다. 이 동화가 단순히 아동용 모험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당한 약자들이 서로에게 의지고 연대할 때, 거대한 폭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감동을 주었다.

지난해 독일어 수업 시간에 ‘브레멘 음악대’를 원어로 읽게 되었다. 오래된 동화 속 약한 동물들이 현대의 소외된 약자들과 겹쳐 보였다. 이에 영감을 받아 작품 속에 히잡을 쓴 여성, 흑인, 노인, 그리고 장애인까지 동화 속 동물들을 현실의 약자에 대입해 그려보았다. 오늘날 아직도 종교, 성별, 인종, 나이, 장애 유무에서 소수거나 약자라는 이유로 차별당하는 일들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동화 속 동물들이 서로 의지하고 배려하여 끝내 행복을 이뤄냈던 것처럼 현실 속에서도 약자들을 배려하고 협력하여 행복을 이뤄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동화 속 동물들이 브레멘에 도착하지 않고 음악가가 되지 않았지만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도 버림받은 처지였던 당나귀가 자신보다 더 힘없는 사냥개와 고양이, 수탉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었을 때 그들에게는 도둑을 물리칠 거대한 힘이 생겼었다. 현실에서도 길 위에서 만난 약자의 아픔을 먼저 배려하고 품어주는 과정을 통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의 제목인 ‘Und manchmal, an schönen Sommerabenden, kann man hören, wie sie vor dem Haus ihre Musik machen.’ 은 브레멘 음악대 독일어 원서에 나오는 문장이다. ‘그리고 가끔, 아름다운 여름 저녁이면, 그들이 집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려오곤 한다.’ 라는 뜻이다. 동물들이 도둑의 집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해 제목으로 결정했다. 배경에는 다양성과 포용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배치했다. 한 가지 색을 가진 띠를 무지개라고 할 수 없듯이, 무지개는 일곱 가지 색이 모여야 아름다운 무지개를 완성할 수 있다. 이처럼 일곱 빛깔처럼 서로다른 가치관과 모습을 가진 우리가 모일 때, 비로소 조화로운 무지개를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보았다.

© <EWHA GIRLS' ART> OF EWHA GIRLS'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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