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아
<일월의 금어>
39.4x54.5cm
장지에 채색
2026

일월오봉도와 조선시대의 민화의 전반적 특직을 참고하여 그렸다.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왕의 어좌 뒤에 놓이던 궁중회화로, 작가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궁중화원들에 의해 제작되었다. 해와 달, 다섯 개의 봉우리, 소나무, 물 등의 자연 요소를 통해 왕권의 정당성과 국가의 번영, 우주의 질서를 상징하며, 좌우대칭의 안정적인 구성을 통해 조선 왕실의 권위와 이상적인 세계관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각각의 소재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단순한 풍경이 아닌 왕과 국가의 영속성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또 조선시대 민화는 서민들의 생활 속에서 그려진 그림으로, 현실적인 묘사보다 상징적인 의미와 소망을 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물고기는 풍요와 출세, 모란은 부귀영화, 해와 달은 조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행복과 번영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였다. 또한 화려한 색채와 자유로운 표현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미술이 지닌 상징성과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하고자 이 작품을 제작하였다. 특히 조선시대 왕권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하는 일월오봉도와 서민들의 소망과 염원이 담긴 민화의 요소를 결합하여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적 특징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고자 하였다. 작품 속 붉은 해와 흰 달은 일월오봉도에서 착안한 요소로, 우주의 질서와 조화, 그리고 우리 민족의 정신을 상징한다. 중앙에 배치된 푸른 형태는 물을 형상화한 것으로, 생명의 근원이자 끊임없이 이어져 온 역사와 전통을 의미한다. 또한 양옆의 반복되는 산의 형태는 화면에 균형감과 안정감을 부여하며, 우리나라 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화면 중심의 두 마리 붕어는 민화의 상징적 소재를 활용한 것이다. 붕어는 예로부터 풍요와 번영, 강인한 생명력을 의미하는 길상적 존재로 여겨졌다. 특히 서로 반대 방향으로 헤엄치는 주황색과 파란색의 붕어는 태극 문양을 연상하도록 배치하여 음양의 조화와 균형, 화합의 가치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전통 사상에 담긴 조화의 정신을 상징하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우러져 하나를 이루는 모습을 표현한다. 주변에 배치한 모란꽃은 부귀와 행복을 상징하는 민화의 대표적인 소재로, 풍요롭고 행복한 삶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재료는 동양화 물감을 사용하였다. 동양화 물감은 깊이 있고 은은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어 우리나라 전통 회화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여러 번 색을 덧칠하며 쌓아 올리는 기법을 통해 부드러운 색의 변화와 자연스러운 흐름을 표현할 수 있어 물의 움직임과 붕어의 생동감을 섬세하게 나타내기에 적합하였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소재와 상징성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하고, 한국적인 미감을 살린 작품을 완성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