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지
<정답없는 지도>
39.4x54.5cm
종이에 수채화
2026

르네 마그리트의 「골콩드」에서 착안하여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초현실주의적 표현 방식을 활용하였다. 작품 속 하늘에 떠다니는 양들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확실한 감정을 상징하며 고3 시기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고등학교 3학년인 나는 진로와 입시를 앞두고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러한 시기의 복잡한 심리 상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상징적인 풍경으로 표현한 것이다. 화면 속 끝없이 갈라지는 길들은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한 나의 머릿속을 상징한다. 어떤 길이 정답인지 알 수 없기에 불안하고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길만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과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갈림길은 불안의 상징인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희망의 상징이다. 갈림길 중앙에 놓인 표지판은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마다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조언과 기준을 의미한다.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사회가 제시하는 방향들은 길을 안내해 주지만 결국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표지판은 방향을 알려 줄 뿐 정답을 대신 정해 주지는 못한다. 길 위에 있는 물웅덩이는 입시와 진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고민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상징한다. 물웅덩이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잠시 방해하는 장애물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어려움과 고민 또한 성장 과정의 일부임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언덕 위에 자리한 빨간 집은 내가 여러 갈림길을 지나 결국 도달하고 싶은 목표이자 이상적인 미래를 상징한다. 아직은 멀리 떨어져 있어 어떤 길을 선택해야 그곳에 도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목적지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따뜻한 붉은색은 안정감과 희망을 의미하며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내가 꿈꾸는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하늘을 떠다니는 양들은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장면으로 미래를 향한 걱정과 기대가 뒤섞인 혼란스러운 내면세계를 표현한다. 질서 없이 떠 있는 양들의 모습은 방향을 찾지 못한 생각들과 불확실한 감정을 나타내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이는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찬 나의 심리 상태를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갈림길 앞에 선 인물은 바로 현재의 나 자신이다.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망설이고 있지만 이 작품은 결국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그것 또한 나만의 길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답을 찾기 위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길을 스스로의 길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머무르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이 작품에 담아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