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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

<멸종위기사랑>
45.5x53cm
캔버스에 아크릴물감 채색
2026

<에로스의 키스로 살아나는 프시케>는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작품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에로스를 사랑한 프시케는 아프로디테로부터 잔혹한 시험을 받는다. 프시케는 마지막 시험에서 아프로디테의 경고를 어기고 죽음과 같은 잠에 빠지게 된다. 이때 날아온 에로스가 입맞춤으로 프시케를 깨우는 순간을 착한 작품이다. 그리스어로 ‘프시케’는 인간의 영혼을, ‘에로스’는 사랑을 뜻하므로, 이 장면은 죽음에 갇힌 인간의 영혼은 진실한 사랑을 통해서만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안토니오 카노바는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조각가로 이상화된 인간 형태를 중시했다. 이 조각에서도 두 인물은 거의 이상적인 인체 비율을 갖고 있고, 몸의 선은 간결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또한 맞닿아 있는 시선을 통해 신체의 접촉을 넘어 감정의 접촉을 나타낸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혐오의 시대’ 라고 불리기도 한다.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전쟁의 참혹성 뿐만 아니라, 멀리 가지 않고 당장 핸드폰만 켜도 서로를 비방하는 내용이 없는 화면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물론 크고 작은 다툼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내가 최근 들어 이런 주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던 것은 이 혐오로 인해 변해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품을 보며 즐거워하다가도 그 작품을 강하게 비판하는 여러 글들을 읽다보면 작품을 보며 좋아했던 나의 감정마저도 잘못된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런 감정을 느낄 때마다 혹여 내가 점차 좋아하던 일들을 멀리하고 결국 즐거움을 다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찾아왔다. 또 친구들과 대화하고 맛있는 밥을 먹으며 지내는 ‘멀쩡한 나의 현실’과 세상이 끝난 것처럼 구는 ‘인터넷 속 세상’ 사이의 괴리가 혼란스러웠고, 가상의 것들로 인해 진짜 내 현실이 상처받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AKMU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이라는 노래는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댄서, 가수들과 함께 즐기며 무대하는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어지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안토니오 카노바의 조각상 <에로스의 키스로 살아나는 프시케>를 활용해 <멸종위기사랑>을 재해석하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프시케는 인간의 '영혼'을, 에로스는 신성한 '사랑'을 의미한다. 신화 속에서 깊은 잠에 빠졌던 프시케가 에로스의 입맞춤으로 다시 눈을 뜨는 것처럼 상처받은 우리의 영혼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차가운 대리석 조각을 명화 속 인물들처럼 따뜻한 인간의 피부처럼 채색했다. 또 배경을 검은색으로 칠해 인물과 대비를 주면서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 <EWHA GIRLS' ART> OF EWHA GIRLS'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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