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나윤
강나윤
<예술>
수채화, 색연필
76x106 cm
2025

발레리나의 몸은 훈련과 고통을 겪으며 유연한 곡선, 그리고 날카로운 선을 만들어낸다. 몸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로 음악과 공간,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며 관객의 감응을 유도하는 발레리나를 나는 단일적인 물체로 보지 않고, 그것을 복합적인 요소로 보았다. 여러 도움과 노력으로 탄생한 하나의 공연만큼 감정을 이끌어내고, 감정을 표현하며, 예술이라는 것을 정의 내리는 발레리나. 몸을 하나의 입술이 열고 닫히는 모습처럼 인간을 나타내는 것을 발레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하나의 예술을, 그림이라는 다른 예술로 표현하였다.
발레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물체로 구성되지 않는다. 표정, 동작, 그리고 여러 요인이 모여 발레라는 창작과 예술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발레의 특성을 활용하여, 나는 하나의 캔버스가 아닌 여럿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나타내는 방식을 차용하였다. 여러 개의 캔버스에 몸통, 팔, 다리, 머리카락 등을 그려 전체적으로 볼 때의 발레를, 세부적으로 볼 때의 발레를 다르게 하였다. 또한 전신을 그리지 않고 각자의 공백을 남겨 이 그림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발레리나에 대한, 사람에 대해 상상하게 유도하였다. 발레는 국한된 해석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내용을 제공하고, 관객에게 여지를 남기는 것을 하나의 예술이자, 발레 그 자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한 의도를 차용하여 보는 관점에 따라 작품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다. 이 발레리나가 어떠한 곡을 연습하고 있는지, 아니면 공연하고 있는지. 어떠한 자세를 취하며, 어떠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눈의 시선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내 그림을 보며 이와 같은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하였다면, 그것은 내 그림을 예술의 일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증거이자, 하나의 해석이 더해진 작품으로 말할 수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