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시연
문시연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색연필, 색종이, 유리병
39.4x54.5cm
2025

이 작품은 장이지 작가님의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이라는 시에서 영감 받아 그리게 되었습니다. 또 여러 동화 삽화를 참고하며 동화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몽환적인 분위기에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렸을 때 책장을 넘기며 빠져들었던 이야기 속 장면들처럼,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듯하면서도 가까운 이미지들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성장을 통해 성숙한 어른으로 나아가는 반면, 점점 사회에 맞춰가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다 보면 이 시에서처럼 어느새 순수한 나 자신인 명왕성을 잊어가고 다른 사람처럼 변해가기도 합니다. 저 역시 성장을 통해 바뀐 나 자신을 보며 내가 그리워하는 나를 다시금 떠올려보고 싶었습니다. 또 교사라는 진로를 꿈꿔오며 교사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기보단 학창시절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어른으로서 내면의 순수한 나를 되새기고 학생들과 비슷한 시선으로 옆에 남을 수 있는 어른이 되고자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제목은 장이지 작가님의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이라는 시에서 따온 구절입니다. 저는 이 시를 읽고 무언가 잊어버린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장이라는 과정을 거쳐오며 차츰 흐려지고 잊혀져 버린 투명하고 순수했던 나 자신을 이 시를 통해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문득 나조차도 잊어버린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저는 그 답으로 순수한 나는 내면에서 죽어버린게 아니라 희미한 빛을 내며 더 큰 별빛을 찾고자 알음알음 걸어다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제 나름대로 이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그림 속에서는 작은 유리병과 잠자리채를 든 작은 아이가 빛과 별들이 흩뿌려진 길에 서 있습니다. 어른이 되며 자연스레 멀어졌던 순수하고 어린 내가 용기내어 별을 따러 가는 모습입니다. 이 아이는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직 빛을 내고 있는 ‘나’입니다. 작품 앞 유리병에 담긴 별은 작은 아이가 열심히 따온 꿈과 희망, 동경해오던 것들을 의미하고 있고, 이 그림의 결말의 일부로써 전시해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