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가빈
박가빈
<위키드: 타임드래곤의 인형극>
수채화, 폼보드
54.5x39.4x5cm
2025

이 작품은 뮤지컬 ‘위키드’를 참고하여 만들어졌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녀들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뮤지컬로, 녹색 피부를 타고난 엘파바와 그녀의 친구 글린다의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엘파바는 학교에서 글린다를 만나게 되고, 마법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 결국 꿈에 그리던 ‘에메랄드 시티’로 가게 된다. 그러나 오즈의 마법사는 최고의 마법사라는 소문과 달리 사기꾼이었고, 엘파바는 그의 계략에 넘어가 ‘사악한 마녀’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더이상 도망칠 곳이 어떤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세상과 맞서겠다고 결심하며 부르는 넘버가 바로 ‘Defying Gravity’이다. 이후 엘파바는 선한 의도로 행한 일들이 오히려 그녀를 더욱 마녀로 몰아가게 되며, 결국 도로시가 뿌린 물에 의해 죽은 척하고 마법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글린다와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며 부르는 넘버가 ‘Feel Good’이다. 이 장면은 뮤지컬의 첫 장면과 연결되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뮤지컬 위키드의 무대를 그려논 것으로 중심에는 커다란 시계판과 이를 둘러싼 시계 태엽이 그려져 있다. 이 시계판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작품에는 드러나있지 않은 타임드래곤 때문이다. 뮤지컬 위키드의 원작 소설에 따르면 타임드래곤의 시계는 사람들에게 인형극을 보여주며 인형극을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진실과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설정을 뮤지컬 무대 세트에 대입해 바라보면 타임드래곤의 시계가 마녀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위키드’라는 공연 자체가 하나의 인형극으로써, 관객들에게 숨겨진 이야기와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고자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뮤지컬 위키드 공연을 보면, 극의 전개에 따라 세트가 변화하는 동안에도 시계의 태엽은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요소는 위키드라는 작품이 타임드래곤의 인형극 중 하나일 수 있다는 해석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이처럼 이 작품은 뮤지컬 위키드의 메인세트에 포함된 의미가 확실치 않은 무대세트의 이유에 대해 고민하며 만들어졌으며 작품을 통해 단순한 무대장치 안에 담긴 숨겨진 의미를 끌어내고자 했다. 이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 역시 크든 작든 어떠한 개인적인 변화를 경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