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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

서율
<낙화>
아크릴물감
54.5x39.4cm
2025

서율

<낙화>는 꽃이 지는 순간을 통해 한 감정의 끝이 또 다른 감정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표현한 작품이다. 그림 속 하얀 리시안셔스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다. 이는 깊이 간직해온 감정이나 잊히지 않는 기억,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을 표현한다. 이 꽃에서 흩날리는 꽃잎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감정이 자연스럽게 흩어지고 사라지는 모습을 표현한다. 이 꽃잎은 허공에서 사라지지 않고 아래 파란 나팔꽃 위로 내려앉는다. 파란 나팔꽃은 ‘덧 없는 사랑’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순간적으로 피고 지는 나팔꽃처럼 이 꽃은 짧지만 강렬했던 감정, 오래 남지 않더라도 분명히 존재했던 순간들을 상징한다. 이 대비는 오래 지속되던 감정이 언젠가 흩어지고, 짧은 감정이나 순간의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꽃잎이 떨어지는 장면은 곧 감정이 사라지는 순간일 수 있겠지만 그 끝자락에서 다시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짧더라도 진한 감정으로 피어나는 순간일 수 있다.'낙화'는 이런 감정의

순환성과 시간 속의 감정 변화를 표현한다.


이 작품은 밴드 루시의 곡 ‘낙화’의 가사 속 '난 나는 게 아닌 그저 떨어지던 걸지도 몰라 언젠가 너 앞에 또 다시 피울게', '피다'의 반대말은 '지다' 가 아냐 라는 표현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감정이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감정의 흐름을 그림을 통해 풀어보고 싶었다.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흰 리시안셔스와 ‘덧 없는 사랑’을 의미하며 꽃의 유지 기간이 짧은 파란 나팔꽃을 배치해 깊이 간직해온 감정, 잊히지 않는 기억과 짧지만 강렬했던 순간을 나타내고자 했고, 위에서 흩날리는 꽃잎을 통해 아직 남아 있는 감정의 조각과 함께 대비되는 두 순간을 잇는 매개체로서 표현했다. 이는 ‘떨어진다’는 것이 곧 사라짐이 아니라 다른 관계와 감정으로의 변화가 될 수 있다는 노래의 메시지와 연결된다. 불투명하게 덮이는 성질을 가진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새로운 감정으로 인해 덮이고 쌓이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다.

© <EWHA GIRLS' ART> OF EWHA GIRLS'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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