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채은
유채은
<식탁보를 받는 소년>
색연필
39.4x54.5cm
2025

백희나 작가의 한국 전래 동화 《북풍을 찾아간 소년》을 참고했다.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던 가난한 소년은 어느 날 북풍 때문에 집에 있던 오트밀 가루가 날아가 버리자, 그것을 되찾기 위해 북풍을 찾아 먼 길을 떠난다. 소년은 북풍을 만나 오트밀을 돌려달라고 하지만, 북풍은 그 대신 스스로 음식을 차려내는 식탁보를 준다. 그러나 이를 욕심 많은 여관 주인이 몰래 바꿔치기하고, 소년은 다시 북풍을 찾아간다. 이번에는 금화를 쏟아내는 양을 선물 받지만, 또다시 여관 주인이 몰래 가짜 양과 바꿔치기를 한다. 소년은 마지막으로 북풍을 찾아가고, 이번엔 “흠씬 두들겨 주어라!”라는 말에 따라 사람을 혼내주는 신기한 지팡이를 받는다. 소년은 여관에 다시 들러 잠든 척하면서 주인을 지켜보다가, 주인이 또다시 훔치려 하자 지팡이로 혼쭐을 내고, 되찾은 식탁보와 양을 들고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책 내용 중에서 식탁보를 받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슬퍼만 하는게 아니라, 북풍에게 도전하여 이기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소년의 태도가 참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풍에게 맞서 자신의 것을 요구하는 소년의 강인함을 강조하기 위해 북풍을 크고 강렬하게 표현했다. 또 북풍을 찾아가는 길이 멀고 힘들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땅을 험하고 척박하게 그렸다. 북풍에게 오트밀을 요구하고 식탁보를 받는 장면은 책 속에서 긴장감있게 드러나는데 작품에서도 이를 담아내고 싶어서 색감은 차갑게 질감은 거칠게 표현했다.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소년처럼 자신의 복을 직접 쟁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