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은 (미)
이가은
<사랑하는 향>
수채화, 색연필, 마커
39.4x54.5cm
2025

2학년 때 수행평가를 준비하면서 중세 시대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영상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알고리즘으로 향수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알려주는 쇼츠가 떠서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향수를 강한 냄새를 없애고자 썼다는 것을 그 영상 덕분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 그 영상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는데, 보면서 생각난 게 당시에 냄새를 가리고자 향수를 썼다면, 어쩌면 그 향수 냄새가 친한 누군가에게는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상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주가 되어 보는 이의 향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고양이들은 냄새를 통해 사람을 구분한다는 사실에서 차용해 왔습니다. 저는 고양이를 2마리 키우는데요, 저희 집 고양이들과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고양이들은 비누향으로 저를 기억했고, 비누를 바꿔 다른 향이 나면 경계하기 일쑤였습니다. 또한 고양이에 대해 알아보다가 고양이와 처음 인사할 때 손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해 줘서 내가 무해한 사람임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고양이들이 향으로 저는 기억할 때 제 냄새를 맡고 도망치는 게 아니라 다가워 준다면 그건 상호 신뢰 및 애정이 기반이 된 관계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걸 표현하고자 고양이가 보는 이라고 인식한 향수를 고양이가 갖고 있고, 향수병을 하트 모양으로 해 고양이가 그 향을 아낀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