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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원

장주원
<이상>
색연필, 물감
39.4x54.5x4.5cm
2025

장주원

참고한 작품 : The Winged Man(오딜롱 르동)

이 작품은 오딜롱 르동이 탐구한 인간의 무의식, 꿈, 내면의 갈망이 고요하면서도 상징적으로 표현된 대표적인 상징주의 작품이다. 르동은 19세기 후반의 사실주의적 접근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 즉 내면 세계의 시각화에 몰두했다. 이 작품에서는 등에 날개가 달린 남성 인물이 어두운 배경 속에 서 있다. 그의 날개는 천사처럼 보이지만, 자세나 표정은 이상적으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고요하고 내성적이며, 다소 고통스러워 보인다. 마치 그는 인간과 초월적 존재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방황하는 중간자적 존재처럼 느껴진다. 르동은 이러한 형상을 통해 인간이 세상의 기준과 물질적 억압을 초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욕망, 즉 영혼의 자유와 상승에 대한 열망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이 날개는 단지 자유의 상징만은 아니다. 때로는 고통과 외로움의 짐, 혹은 초월을 향한 갈망이 낳은 상처로도 읽힌다.



이 작품은 도가(道家) 사상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회가 만든 기준과 틀 속에서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평가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가에서는 “남과 나를 구분하기 때문에 좋고 나쁨이 생긴다”고 말한다. 즉, 세상의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존중하는 태도를 강조하는 것이다.

작품 속 인물은 등에 큰 상처가 난 채로 스스로를 끌어안고 있다. 이 상처는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려다 생긴 고통의 흔적이다. 원래의 모습은 자연스러웠지만, 우리는 남의 것을 탐내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억지로 부착하거나 이식하려 한다. 이 모습은 곧 자연과의 조화를 거스르고, 진정한 ‘자기다움’을 잃게 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등에 날개를 다는 설정은 이상을 향한 동경일 수도 있고,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 존재’에 가까워지기 위해 스스로에게 가한 무리한 변형일 수도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진정한 자유는 외적인 이상을 좇는 데 있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임을 말하고자 한다.


© <EWHA GIRLS' ART> OF EWHA GIRLS'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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