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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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윤

< Miracle> 2021
캔버스에 유화, 오일파스텔, 에폭시 도포 / 41x53cm, 33.5x21.5cm

뉴스를 보다가 곤경에 빠진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알게 되었다. 이슬람 무장 단체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았다. 결국 많은 아프간 국민은 다시 무력 치하에서 힘든 삶을 살게 되었다.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던 탈레반 집권 시절(1996~2001년)의 생활을 다시 겪을 수 없다고 판단한 아프간 사람들은 아프간 탈출을 결심하고 있다. 나는 비행기를 타려는 아프간 사람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사진과 기사를 보게 되었다. 비행기 외부에 사람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 사진은 마치 재난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었다. 그 사진 한 장만으로 아프간의 복잡하고 참담한 현실이 느껴졌고, 그 장면은 나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나중에 더 찾아본 영상에서는 몇십, 몇백 명의 사람들이 활주로에서 이륙하려는 비행기를 쫓아서 달리고 있었고,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을 하는 사고도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프간에 남아 있으면 죽을 것을 알기에 자기 나라를 등지고 목숨을 담보로 탈레반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다. 탈레반 정권이 점령한 아프간의 미래는 어두운 것이 사실이었고, 그래서 많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은 자기 나라를 필사적으로 탈출하고 싶어 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다.

작품은 두 캔버스로 나눠서 첫 번째 캔버스에는 비행기를 타려는 아프간 사람들을 그렸고, 두 번째 캔버스에는 하늘을 향해서 날고 있는 비행기를 그렸다. 두 캔버스 사이에 간격을 둬서 아프간 사람들과 비행기의 단절을 표현했다.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아프간을 탈출하려고 하지만, 그렇지 못한 절망감을 담고자 했다. 하단에 설치된 첫 번째 작품의 배경은 유화로 채색했고, 주제부에는 오일파스텔을 사용하여 그림을 완성했다. 작품에는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아프간 사람들이 비행기를 향해 산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전에 봤던 기사 속 사진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하는 아프간 사람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모습을 모티브로 삼아 구도를 정했다. 작품 속 여자들은 부르카와 히잡을 쓰고 있는데,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는 현재의 아프간 여자들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상단에 설치된 두 번째 작품은 배경과 주제부 모두 오일 파스텔을 사용했다. 작품에서 비행기가 향하고 있는 하늘은 밝게 채색함으로써 밝은 미래를 향해서 비행하는 것을 표현했다. 하지만 밝은 미래를 표현하는 비행기는 아프간 사람들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아프간 난민 391명을 구출시킨 일명 ‘미라클 작전’의 이름처럼 아프간 사람들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가 그랬듯 국민을 위하는 정부를 구축해서 자유, 사랑, 평화를 만끽할 수 있는 날이 그들에게도 찾아오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러한 바람으로 작품의 제목을 ‘미라클 (Miracle, 기적)’이라고 붙였다.

정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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