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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김민재
어떤 일상_2023
수채화물감
(각)10x10cm

물에 잠기는 순간 발목이 꺾입니다

보기에 그럴 뿐이지 다친 곳은 없다는데

근황이 어떻습니까, 아직 물속입니까?

-이승은<굴절>-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세계와 사정이 있고, 똑같은 상황이라도 느끼는 바가 다르다. 이는 우울도 마찬가지다. 우울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따라다니며 일그러뜨린다. 우리의 발을 무겁게 하고, 자신의 삶을 관망하게 하고, 감각을 녹슬게 한다. 이러한 불유쾌한 경험은 어떤 면에서는 불가피하다. 편안해야 할 일상이 불안해지는 순간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 아무렇지 않은 척하거나, 서로가 서로를 돕거나, 더러는 자신을 놓기까지한다. 우울은 물과 같아 그 속에 빠지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일그러진다. 빠져나오더라도 눅눅한 감각이 마르기까지 많은 시간을 요한다. 그러나 분명 산뜻해지는 순간은 오고, 모든 게 당신의 탓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지도 모를 당신의 근황을 묻는다. 당신의 오늘은 안녕한가?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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