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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혜(4)

김나혜_2024
<짝사랑>
수채화, 색연필
61x45cm

그림 속의 두 남녀는 서로 등을 맞대고 있고, 그들의 시선은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는 남자와 여자의 감정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며, 둘의 관계가 비극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여자는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그들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표정을 보지 못하고, 등을 맞대고 앉아있기 때문에 소통할 수도 없다. 그들을 감싸고 있는 꽃은 ‘붉은 목련’으로, 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 하여 ‘자비’, ‘은혜’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루지 못한 사랑’, ‘연모’라는 애틋한 꽃말도 가지고 있다. 남자는 여자와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붉은 목련이 가득 핀 꽃밭에 그녀를 데려가 연모하는 마음을 전하려 했지만, 그가 그토록 전하고자 한 그의 절절한 마음은 끝내 그녀에게 닿지 못한다. 자신의 사랑이 결국 비극으로 끝날 것임을 직감한 남자의 무표정 속에는 슬픔이 고여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는 그저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다. 남자가 처한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핑크빛 채도의 배경마저 그의 마음을 비웃는 듯하다.

김나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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