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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이

김한이_2024
<루이 파트리지>
종이에 연필소묘
45x61cm

이 사람은 에놀라 홈즈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현한 루이파트리지다. 에놀라 홈즈라는 영화는 셜록홈즈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를 주인공으로 한 추리/모험소설 《에놀라 홈즈 시리즈》를 영상화한 영화다. 이 영화는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큰 갈등이 있던 영국 근현대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페미니즘 영화이다. 이런 패미니즘 영화는 억압하려는 남성 캐릭터와 저항하려는 여성 캐릭터가 대립해 성(性)의 대결로 몰아가려는 연출이 다소 많다. 하지만 에놀라 홈즈는 이런 클리셰적인 캐릭터 대결 구도를 깨뜨렸다.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성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남성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여성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에놀라를 억압하려는 유형, 혹은 이러한 에놀라를 지지해 주는 유형 등으로 나뉘어 구와 신의 대결 구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신박했다. 하여 이 영화는 페미니즘 영화이지만 페미니즘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출연진들의 연기력도 높게 평가받았다. 루이 파트리지는 허당끼가 있지만 박학다식하고 능글맞기도 한 튜크스베리 자작을 자연스레 소화했다는 평을 받고있고 이 영화에서 그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나는 에놀라 홈즈에 나온 내용이 실제 역사적 배경과 영화 속 내용이 다른 부분이 많아 아쉬웠다. 영국 투표권 개정과 관련한 내용이 주요 서사인데, 이 시기에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조차도 귀족이 아니면 투표를 할 수 없었던 시기였다. 또 주인공 모녀의 생활상이 집안에서 테니스 치기, 집안에서 화학 실험하고 불 지르기, 저택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집 등 매우 파격적으로 설정되어있는데, 이것이 당시 여성억압에 대한 연출이라면 시대상과 맞지는 않다. 당대에는 남자라고 자유롭게 살았던 시대가 아니라 특히 상류층 집안의 경우 사회에서 지정한 교육과 행동양식을 강요받으며 그것을 어길 수 없게 교육받았고, 자기가 따로 관심을 가진 분야가 있더라도 그것이 다른 계층의 일이라면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페미니즘 메세지가 강한 영화로서 여성학대에 대한 오해를 전달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했던 연출이였지만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투표권 개정안을 두고 벌어지는 긴장감이 좋아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 루이 파트리지를 그렸다.

김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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