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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연

이다연_2024
<날개>
캔버스, 수채화 물감, 휴지, 목공풀, 깃털, 우드락
61x45cm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수많은 성패를 마주친다. 우리의 삶은 가볍게는 친구들과의 내기, 좀 더 무겁게는 입시 등 성과를 평가받는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중학교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하게 살다가 고등학교에 들어와 처음으로 눈물 나는 진지한 실패를 경험했다. 처음에는 다음 기회를 생각하며 긍정적인 태도로 속상함을 맞받아 치려 노력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게 주어진 시간은 점점 지나가는데 반해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이 나오는 일이 빈번해지자 조급해져 다시 시작할 의욕을 잃게 되었다. 나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해야 할 일을 하며 하나씩 필요한 단계를 성공하는 것 같은데, 나만 실패 속에 휩싸여 멈춰사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를 터진 풍선들 잔해 속에 파묻혀 풍경처럼 우울하게 굳어 있는 화자로 표현했다. 그러나 그림 속 화자의 등 뒤에는 다시 하늘로 솟구칠 수 있는 날개가 달려 있다. 뻔한 비유긴 하지만 힘이 풀려 넘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다시금 하늘로 날아갈 수 있다는 바람과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마냥 쉽지는 않은 고등학교 생활이다. 늘 날아오르기는 힘들겠지만, 모두들 실패 과정에서 스스로를 일찍 속단치 말고 아픔을 이겨내길 바란다.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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