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esh part2 장아현
장아현
<AI의 손>
60.9x40.5cm
캔버스에 인쇄
2025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정한 정체성과 내면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화면 속 인물은 끝없이 뻗어 나오는 손길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힘에 둘러싸인 우리 모두의 모습을 상징한다. 거울 속에 비치는 세계는 얼핏 이상적이고 화려하게 보이나, 실제로는 무수히 많은 손들이 인물을 조작하고 통제하는 낯선 공간이다. 이처럼 거울은 우리가 마주하는 인공지능 속의 자아, 즉 더 이상 순수하지 않은, 어느새 변질된 ‘나’를 상징한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손 사진을 오려내어 무질서하게 연결하고 반복 배치함으로써, 인공적이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흑백 대비를 강조해 손의 형태와 그림자가 더욱 도드라지도록 하였고,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가하는 무형의 압력과 묵직한 존재감을 시각화한다. 손의 끝없는 반복은 편리함을 쫓아 멈추지 못하는 인간의 중독성을 은유하며, 동시에 탈출구 없는 의존의 구조를 드러낸다.
거울은 또 다른 세계와의 경계이자,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아의 모습이 투영되는 공간이다. 거울 속에서 우리는 본연의 순수함을 잃어가며,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이상향을 좇다가 오히려 자기 자신과 멀어지는 현실을 마주한다. 이 거울은 동시에 현실과 가상,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대적 상황을 보여준다.
수많은 손들은 인공지능의 편의성에 기대어 살아가는 인간의 나약함과, 그 편리함 뒤에 숨겨진 피로와 상실감을 은유한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손은 더욱 복잡하게 얽히며, 개인의 의지와 자율성마저 무력하게 만든다. 통제와 통제당함, 의존과 피로,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이 공간은 어쩌면 모두가 살아가는 첨단 사회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우리가 도달하고자 했던 이상향이 결국 새로운 구속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무수히 반복되는 손의 형태와 비현실적인 공간 연출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문명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정체성이 어떻게 흔들리고 해체되는지를 시각적으로 포착한다. 작품을 통해 관람자는 스스로 인공지능과 맺고 있는 관계, 그리고 그 관계에 내재된 상실과 갈등을 성찰해볼 기회를 갖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