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민
이화여고 1학년 재학
<감정 스티커>
아크릴 물감, 천사점토, 물감튜브
26x25x31cm
2025년

해당 작품의 주제는 추억과 감정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 나갑니다. 그 경험 속에는 분명 기뻐 소리친 날도 있었을 것이고, 슬픔에 잠겨 침몰할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감정이 무엇이 되었던간에 우리는 그 순간에 느끼는 그 감정들이 너무나 크게 느껴집니다. 그 중에서도 슬픔과 고통, 절망, 부정적인 감정들은 기쁨, 행복에 비해 우리 마음에 더 짙게 남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이미많이 바랬고, 지워졌는데도 그 감정들은 마치 흰 옷에 묻은 얼룩처럼 우리 마음에 얼룩져있습니다. 하지만 전처럼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아직 그 감정을 떠올리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지난 날처럼 그 감정에 무너져 내리지 않는 내가 서있습니다. 저는 감정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파도처럼 우리에게 달려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라져버립니다. 다만 모래사장에 그 흔적을 남기고 갈 뿐입니다. 우리는 그 감정의 흔적을 갖고 살아갑니다. 해당 작품에서는 이러한 감정의 흔적과 그 감정이 머문 추억, 그리고 무너졌지만 서있는 나에 대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작품에 서있는 소녀는 자신의 품에 안기는 크기의 상자를 들고 있습니다. 그 상자는 추억 속 감정들이 담겨있는 상자입니다. 상자에는 감정 스티커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시점에서는 상자에 붙은 스티커에는 부정적인 감정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 밖에 있는 상자의 모든 면을 바라봐보면 결코 부정적인 감정들 뿐만 아닌 놀람, 설렘, 무심, 쾌활함 등 다양한 감정들이 붙어있습니다. 작품 속 소녀는 결코 부정적인 감정만 바라보고 있지도, 그 감정들에 얽매어 있지도 않습니다. 소녀를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뺨에는 웃는 얼굴 스티커를 팔에는 하트모양의 스티커를 붙이고 있습니다. 이 스티커들은 현재 소녀의 감정이 행복과 사랑으로 가득차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소녀에게도 슬픈 얼굴의 스티커가 붙어있는 날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티커는 언젠가 떼어지기 마렵니다. 이처럼 그 감정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늘 거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때의 슬픔, 절망들은 이젠 그저 작은 스티커일뿐입니다. 소녀의 주변은 노란 꽃들이 둘러싸고있습니다. 그 노란꽃을 통해 부드러운 분위기를 내면서도 지금은 행복속에 있는 소녀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그 뒤로 펼쳐져있는 푸른 하늘과 뭉개구름 그리고 고래는 마치 바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저 속에 묻혀있을지도, 고래처럼 튀어 오를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다시 상자로 돌아가 상자의 안쪽을 살펴보면 바닥에는 노랑과 파랑색이 파도가 치듯 밀려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는 감정이 급격히 밀려들어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추억속 감정들일 뿐 그 당시처럼 거대하게 달려들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저 작은 물결 정도 입니다. 그 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물고기는 두 감정 속에서 유영하며 감정을 섞어두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작은 주황물고기들은 금붕어로 잊고 싶은 감정들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상자 옆면은 유리가 깨진듯 깨져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작은 두드림에도 금이 가고 깨집니다. 하지만 그 균열이 상자를 망가뜨리진 않았습니다. 그저 흉터로 남아있을뿐입니다. 상자 안 곳곳에 묻어있는 얼룩은 지워지지 않는 감정의 얼룩들이고, 이미 다 쓰여진 물감튜브는 한때 감정을 흘렸던 것의 잔해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흘러내리는 사람은 한 때 무너졌던 나입니다.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일뿐 소녀는 꿋꿋히 서있습니다. 한때 거대했던 감정들은 이젠 작아져 소녀를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그 상자에는 많은 감정들이 담길 것이고 그 감정들은 추억이 되고 이야기가 되어 나 자신을 이루고 더 단단해지게 만들어 나갈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