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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FACTORY <Performance Day 2023> 

<Performance Day>는 이화여자고등학교의 미술동아리 '아트 팩토리'의 정기 전시회입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빛과 어둠'입니다. 

2023. 08.24. 목~08.29. 화 10:00-16:00 @이화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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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과 어둠 그리고 인공지능 > _ 배유진, 우예준, 양한별

예전 SF영화에서 그리던 미래사회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화려하고 복잡한 높은 건물들로 가득 찬 우리 삶의 모습. 이제는 어디서나 인공지능을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도시중심 사회, 일자리 문제, 인공지능 윤리 문제 등에 우리는 어떻게 현실을 마주해야 할까?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는 인공지능의 양면성을 서로 등지고 있는 두 그림자와 대비되는 어두운색을 통해 나타냈다.

 

그림 속의 그림자는 사람일까, 로봇일까? 요즘 우리 삶의 깊은 곳까지 파고든 인공지능은 ‘사람과 구별하기 힘들다’라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인공지능과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현재, 이 그림을 통해 인공지능의 다양한 역할을 부각하였다.

그림의 하단에 그림자가 있고 그 뒤에 대비되는 화려한 배경이 눈에 띈다. 배경을 가득 채운 0과 1은 ‘비트’라고 불리는 컴퓨터 언어이다. 컴퓨터, 코딩, 인공지능 모두 그림이나 정보를 이진수(0과 1)로만 저장하고 공유한다. 간단하면서도 모든 언어의 기본이 되는 이진수를 사용하여 현대 인공지능을 표현했고, 그 안을 여러 가지 색으로 채워 인공지능이 가진 다양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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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 구름 > _ 배수아, 김단아, 한서희

<연못>

 

전시의 큰 주제인 빛과 어둠에 대하여, 빛은 가득 차올라 넘치는 생명력과 맑고 깨끗함을, 어둠은 그의 반대인 탁함을 떠올렸으며, 이 문장을 기초로 하여, 전체적인 대비를 이끌어냈습니다.

큰 작품에서는 연못을 주제로 하여, 니오베와 토르소 석고를 활용하여 중세 정원의 연못같은 고풍스러운 느낌을 살리려고 하였습니다. 그림 속의 밝은 부분은 맑고 깨끗한 수색과, 빛을 머금고 피어난 연꽃을 통해 생명력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였고, 동시에 그림자 속의 연못은 탁한 수색과, 잎밖에 남지 않은 구성을 통해 생명력을 잃어가는 장면을 연출하였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을 통일하되 물의 색만을 이용하므로써, 직관적으로 이에 대한 관찰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구름>

 

역동적인 실루엣을 가진 히게를 활용해, 맑고 청명한 하늘 속 반전이 있는 번개를 지닌 먹구름을 표현했습니다. 히게의 그림자는 그 자체로 구름같은 실루엣을 나타내었고, 그 안에서 먹구름과 맑은 하늘의 극적인 대비를 주었습니다 구름 속에서 치는 번개를 표현해 그림의 밀도를 올렸습니다.

< 이면의 어둠 > _ 이시후, 김나연, 박수진

*아폴론

아폴론과 다프네의 이야기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태양의 신 아폴론은 에로스를 가소롭게 여겨 조롱한 벌로 에로스의 황금화살에 맞아 가장 처음으로 본 대상인 다프네에게 사랑에 빠지지만, 반대로 다프네는 에로스의 납화살에 맞아 가장 처음으로 본 대상인 아폴론을 끔찍하게 증오하며 아폴론을 피해 죽을 힘으로 도망다니게 된다. 다프네는 결국 아폴론을 따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나무로 몸이 바뀌는 기적을 이루어 달라고 기도하였으며, 아폴론은 월계수 나무로 변한 다프네를 보며 자신의 상징으로 월계수 나무를 삼겠노라고 다짐한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아폴론의 오만한 감정으로 인한 비극적 결말이라기보다는 에로스가 사랑과 증오의 화살을 동시에 사용하였다는 점이 아닐까? 사랑과 증오는 언뜻 보면 반대되는 감정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로 현대의 정신분석에서 사랑과 증오의 감정적 토대는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즉, 한순간에 사랑의 감정이 증오로 변하여 무의식 속에 증오와 부정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 이미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은유적으로 내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폴론의 신화 이야기에 모티브를 얻어 아폴론 조각상과 눈에 띄는 색깔을 사용하여 작품을 구성해보았다. 아폴론 조각상의 모습을 작품 가운데 부분에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동시에 실제 아폴론 조각상 2개를 대립적인 위치에 배치시켜 이상과 현실, 또 사랑과 증오의 대립 관계를 표현하였다. 아폴론 주위에 월계수 관은 아폴론의 승리의 '영광'의 상징이자 동시에 아폴론 내면의 '슬픔'과 어둠'을 나타내기도 한다. 대개 빛과 어둠, 사랑과 증오, 이상과 현실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의 대립 관계로서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도 또한 쨍한 붉은 컬러와 대비되는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 아폴론의 사랑 그 이면에 감춰진 어둠이라는 대립적인 요소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어쩌면 에로스가 아폴론에게 내린 벌은 단순히 사랑의 대상에게 증오받는다는 절망감이 아니라, 태양의 신이라는 높은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세계 속에서 절대 실현될 수 없는 이상과 사랑을 쫒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무력감과 어둠일지도 모른다.

 

*줄리앙

'르네상스'라고 하면 보통 화려한 문예부흥과 고급스러운 예술 작품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르네상스 시대에는 배신, 복수, 암살이 일상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조각상의 주인공인 줄리앙 또한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이었다는 점을 이용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구성해 보았다. 조각상의 그림자 안을 보면 푸른색을 배경으로 보석들이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화려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보석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표면적인 화려함을 나타낸다. 저마다 다른 색과 다른 모양을 띄는 보석들이 여기저기에 떠다니는 풍경을 통해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표현했다. 그런데 보석들이 떠다니는 것이 아닌 어두운 바다를 배경으로 점점 아래로 가라앉는 것처럼 나타나기도 하다. 언뜻 보면 보석들이 이상적이게 화려하지만, 실제로는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으로 침체되고 있었던 것이다. 르네상스의 이상과 현실을 하나의 작품 속에 함께 나타내기 위해서는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이 너무 어두워서도, 너무 화려해서도 안된다. 그렇기에 어두운 배경에 화려한 보석을 대비시켜 작품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조화시켜 보았다. 석고상 줄리앙 또한 완벽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지녀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에서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실제로는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그 당시에 흔하게 벌어졌던 부관참시를 막기 위해 무덤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도록 거의 재창조에 가깝게 조각하였기 때문에 실제 모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 또한 표면적으로는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 르네상스 시대의 어두움이 감춰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표면적인 화려함, 그리고 그 이면의 어두운 현실이라는 대립 관계는 단지 르네상스 시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 그리고 현대 시대의 이상과 현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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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겨진 이면 > _신채윤, 이나현, 구나언

우선 제목에서 나타나는 작품 의도로는 큰 주제인 <빛과 어둠>에서 어둠이 빛과 상반되는 존재로서, 빛의 이면을 나타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작품에서 가장 포인트가 되는 요소가 석고상이니만큼 사람들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이면에 대해 다루고자 하였으며 이내 이를 연인 간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숨겨진 이면, 즉 불륜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품 내부의 요소의 경우, 첫 번째로는 서로 다른 총 3명의 발자국이 산길에 배치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산길의 경우 사람들이 자주 지나쳐와서 만들어진 길로, 그만큼 많은 횟수 동안 불건전한 만남이 이어졌으며, 이에 따라 길의 끝에는 불륜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의 발자국과 불륜 상대인 여성의 끌리는 어두운 적색의 옷자락을 확인할 수 있다. 옷자락의 색의 경우에는 불길함과 불건전한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색을 사용해 표현하게 되었다. 또한 이들과는 상반되게 이어져 있지 않은 풀숲의 길에서부터 나온 발자국 또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연인이 불륜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 여성의 발자국으로, 해당 여성의 발길이 풀숲에서부터 이어져 옴을 통해 이 산길이 초행이며 낯선 곳임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발걸음의 폭을 비교해 보면 불륜을 목격한 여성의 경우 점차 보폭이 작아짐으로써 이내 발자국이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해당 여성이 불륜을 목격하고 나서 자신의 연인에게 느끼는 거리감과 심리적으로 받은 충격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로 살펴볼 요소는 산길에 떨어져 있는 수많은 물건들이다. 시든 보라색의 꽃과 깨진 하트 모양의 사탕, 핸드폰, 바닥에서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 등이 있는데, 이것들의 경우 불륜이 난 남성과 불륜 광경을 목격한 여성이 지난 시간 동안 같이 쌓아 온 추억들을 의미한다. 이는 불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나쳐 온 길에 떨어져 있음을 통해 불륜이 난 남성에 의해 추억들이 일방적으로 훼손 되었으며, 원래 연인과의 추억을 소중하게 대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또한 여기서 특징적인 요소로 꼽을 수 있는 보라색의 꽃의 경우에는 초록색이 안정됨과 편안함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 보라색은 초록색의 보색 즉, 반대되는 색상으로 불안전함과 불길함을 상징하는 색이다. 이에 따라 보라색을 사용해 불륜의 불안정한 관계를 표현하고, 이면이라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석상의 그림자 부분에 위치한 사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과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것으로, 해당 이야기에서 아담이 먹은 사과는 이브가 아담을 위해 가져온 것으로, 이는 곧 이브의 아담에 대한 사랑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림에서는 사과를 썩어버린 것으로 표현하였기에 불륜을 목격한 여성에 초점을 맞추어 볼 시에는 처연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불륜을 하고 있는 남성에 대한 사랑이 변질되었음을 의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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