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고 23년 졸업

가천대 회화과 재학 중

사랑과 향수

1983년도에 나온 아기공룡 둘리는 주요캐릭터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원래 있던 곳에서 벗어나 서울의 어느 동네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만화이다.

도우너는 다른별에서 왔고, 둘리는 다른 시대에서 왔고, 또치는 원래있던 서커스에서 도망쳐서 왔다. 각자의 이유가 있지만, 그들은 원래 살던 곳에서 벗어나 서울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그들에게 이런 상황에서 "고향"은 당장 돌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추억과 연결된 특별한 공간이다.

고향을 그리워 하는 정서인 “향수”가 사랑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추억이 있기에 그립다라는 점과, 잊을 수 없다라는 점때문이다.

나는 향수라는 정서에 빗대어 사랑을 말하고 싶었다.

초록색들이 뒤엉켜 하나의 무언가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과

거친 붓터치와 투명도가 높은 물감으로 여러겹 작업하여 레이어가 보이는 도록하여 추억이 잊혀지지 않고 쌓이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