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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정

박세정_2023
<삭체 글꼴 보기집>
종이에 디지털 프린트
14.8X21.0cm

이화여고 21년 졸업

서울대 디자인과 재학 중

 

     

글꼴의 1차원적 모티브는 종이를 칼로 사악 그어낸 듯한 조형이다. 매 글자마다 한 장의 종이에 틈을 내어, 그 여백이 칼집이 난 곳으로 보이도록 제작했다. 어린 아이가 자투리 종이를 잘라붙인듯도 하고, 마구잡이로 흠을 낸 듯도 한 이 글꼴은, 강력하지만 동시에 완전히 정리되지 못한 목소리에서 영감을 얻었다.

     

<삭체>는 외치는 자들의 목소리를 날카로운 묵직함과 약간의 조악함을 통해 글꼴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칼을 빼들고 이야기해야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온전하고 아름다운 언어로는 채 표현되지 못하고, 투박하고도 날선 음성으로 말해야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글자는 전혀 친근하거나 부드럽지는 않지만,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외치는 힘으로부터 탄생했다.

박세정
박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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