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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이희진_2023
<사람>
향나무, 아크릴물감
22x22x58cm, 22x22x59cm, 22x22x59cm

2010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대학 조소전공 석사 졸업

2007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조소전공 학사 졸업

서울예술고등학교, 예원학교 졸업

개인전

2023 <Relationship_Essential>Gallery Helen.A, Seoul, Korea

2023 <Relationship part 2> Gallery JY, Seoul, Korea

2023 <Relationship> Gallery DOS, Seoul, Korea

2021 <Language> Art parcel_Gallery meme, Seoul, Korea

2019 <꿈과 낙서_Dream & Scribble> B-tree Gallery, Seoul, Korea

2017 <가구_Furniture> Portable Space, Seoul, Korea

2016 <병_Bottle> Ewha Art Gallery, Seoul, Korea

2013 <집_House> Portable Space, Seoul, Korea

     

Bottle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나는 식당 안쪽에 앉아 있었다.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나의 시선을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가게 되었고 그 시선이 머무른 곳은 식당 뒤 편에 쌓여있는 술박스였다. 주문을 받은 직원은 새 술병을 꺼내고 빈 병을 술박스에 넣었다. 그 술박스 한 칸에서 달칵 빠져나오는 병과 탁! 꽂히는 병을 보니 언제든 대체될 것만 같은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갑자기 마음이 쿡쿡 거렸다. 그때부터 나의 ‘병’ 작업은 시작되었다.

사람의 모습을 병의 모습에 빗대어 다양한 색면 형태로 표현하였다. <병신전>, <병들의 세상>, <병들>이란 제목으로 '병'이란 단어가 주는 언어유희적인 측면과 비유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개인전 2016 <Bottle>

     

병들의 형태와 모습을 사람 개개인의 모습으로 생각하며 개인의 감정과 상태에 집중했었다. 이번 작업에서는 좀 더 병의 형태에 집중하였고, 그 모습을 통해 연관되는 이미지와 의미들을 한 겹 더 얹어서 인간 세상의 복잡함과 어울림을 보여주고자 했다. 병과 병 사이에서의 만남과 어긋남, 거기서 오는 오해와 균열, 어울리며 만들어지는 제3, 제4, 제5의 의미들에 주목해본다.

     

Relationship

이번 병 작업은 특히 비슷하지만 다른, 다르지만 비슷한 존재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부부, 연인, 가족 등에서 개인의 개성을 강조하면서도 서로의 관계에 집중하였다. 병들 같은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개인성이 담긴 인간 하나하나의 존재와 그들 사이의 관계성을 말하고자 한다. 혼자일 때조차도 우리는 관계 안에 있다. 나의 부족함은 내가 아닌 '너'가 채워주고, 너의 부족함은 ‘내’가 채워주며 함께 있을 때 의미를 가지는 존재들임을 표현해보았다. 병의 면 분할을 통해 다양성을 표현하지만, 결국은 서로의 존재가 합쳐져야 더욱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담고자 한다. 작업 하나하나는 독립적으로 볼 수도 있고, 원하는 작업끼리 합쳐서 볼 수도 있다. 관계에서 서로를 존중한다는 것은 관계의 핵심인 것 같다.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에서 아주 해로운 관계로 나타나는데, 결국은 친밀한 관계에서도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연인, 친구, 동료, 부부 등 다양한 관계에서 존중의 태도에 따라 그 관계의 방향과 무게 균형이 결정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미묘한 관계의 차이를 병의 간격과 색의 선택, 위치 등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였다.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병들의 포지션과 긴장감을 통해 은유적으로 전달하고자 의도하였다. 혼자만이 아닌 서로의 노력과 존중으로 유지되는 관계가 좀 더 살만한 세상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 하나 잘났다고 잘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인 것처럼 ‘나’라는 존재는 ‘나’ 하나로 설명할 수 없고 ‘나’ 외의 환경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나는 김 아무개 옆에 있을 때와 이 아무개 옆에 있을 때 다르다. 직장에 있을 때의 나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의 나는 다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나’로 설명할 수 없고 관계로 설명될 때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장소성과 시간성 그리고 관계성으로 본질이 달라지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한다. 유동적이고 상호존중적이며 배타적이지만 나를 건강하게 지키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요즘, 나에게 제일 진지한 고민은 건강한 ‘나’로 인해 내 주변도 건강해질 수 있냐는 것이다. 대자연 속에서 티끌 만한 존재이지만 그 영향력은 전체에 미칠 것이며 그 파장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희진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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